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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를 부여하는 일

  • 작성자 사진: Minwu Kim
    Minwu Kim
  • 2023년 4월 4일
  • 1분 분량

몇가지 이미지가 떠오른다.

  • 작은 소쿠리에 수북하게 쌓은 과일이 하나 둘 떨어진다. 나는 그걸 계속 다시 주워담는다.

  • 런닝머신, 혹은 바람. 뭐 아무튼 나를 뒤로 잡아끄는 무엇이든. 그리고 애써 현상을 유지하느라 뽈뽈대는 내 모습.

  • C코딩. 계속해서 터지는 에러와, 가쁘게 뛰는 심장을 움켜쥐고 퀭한 눈으로 로깅을 하는 모습

  • Plant & Zombies. 계속 밀려오는 괴물들과 끊임없이 총질을 해대며 요새를 사수하는 모습.

  • Brownian motion, entropy, 한 쪽으로만 가는 시간의 흐름.

수세적이다. 홀몸 주제에 뭐 그렇게 지켜야 할 것들이 많다고 조심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송곳보단 파도, 혹은 늪에 가깝다. 한 번 씩 푹 찔러오기보단, 천천히 나를 잠식해오는 그런 쪽에 가깝다.


반복적인 하루하루, 그리고 뻔히 보이는 저 뒤에 있을 그림.

히피스럽고 싶다. 집시이고 싶다. 세상의 무질서를 조금은 수용하는 것. 그러려니 하는 것.

애초에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왜 강물을 꼭 거슬러 가는가. 방향성을 완전히 까먹지 않는 이상 파도에 내 몸을 맡겨보는 것도 괜찮은 자세일지도 모른다. Stochastic gradient descent가 더 파닥이지만, 동시에 더 빠르다. 살아가는 것도 더 비슷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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