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워렌버핏의 투자 철학 - 투자의 본질은 "비교"다

  • 작성자 사진: Minwu Kim
    Minwu Kim
  • 2022년 8월 7일
  • 4분 분량

1. DCF


Discounted Cash Flow, 우리말로는 현금흐름할인법이라고 한다. 가치평가의 가장 흔한 방법론이다. "기업의 가치는 기업이 앞으로 몇년간 만들어 낼 현금흐름의 합 현재가치로 환산한 값"이라는 논리로 만들어진 계산법이다. 공식은 첨부한 이미지와 같다.



이 가치평가 모델은 1938년 이름부터 주식 고수일 것 같은 John Burr Williams가 만든 공식이다. 하지만 벤저민 그레이엄의 <증권분석>은 1934년에 나왔다. 그럼 그레이엄은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기업의 가치를 매긴 것일까? 생각보다 별게 없다. 바로 PER이다. 그레이엄은 그 당시 종목의 PER이 대충 10 언저리에 있으면 적정주가로 보았다.



주식시장에선 다 까발려진 전략은 돈이 안 된다. 하지만 <증권분석>이 오늘까지도 여전히 많은 가치투자자의 바이블로 여겨지는데에는 이유가 있다. 바로 "비교"에 있다. 그레이엄은 <증권분석>에서 끊임없이 기업들을 비교하고, 어느 것이 더 좋은 투자처인지 모색한다.



예시를 들어보자. 만기가 모두 2030년인 고정금리 예금 상품 2개가 있다고 해보자. 철수는 금리가 낮은 2020년에 2%의 정기예금을 들었고, 영희는 금리가 높아진 2022년에 4% 정기예금을 들었다. 철수는 영희와 본인의 예금 상품을 바꾸고 싶어한다 (교환 가능하다고 해보자). 하지만 영희는 무조건 손해이기 때문에 그냥 바꿔줄 리가 없다. 그래서 철수는 영희가 계좌를 바꾸기 위해 값을 지불해야 한다. 그 값이 얼마인지는 현금흐름할인 모델로 계산을 하면 된다. 하지만 이 공식을 몰라도 어느 정도 금융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값을 얼추 계산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비교를 통해서이다.



예금의 원금이 1억이라고 해보자. 2022년 초에 영희가 철수와 예금상품을 바꿨다면 연 2% (4-2=2), 즉 연 200만원의 손실을 본다. 만기 까지 8년 남았으니, 영희의 손실은 1600만원이다. 하지만 여기서 철수가 영희에게 바로 1600만원을 송금한다면, 되려 철수가 손해보는 일이 생긴다. 왜냐하면 1600만원은 원래 미래의 영희가 받을 돈인데 철수가 미리 주는 것이기에, 그 다음 해에 받을 200만원 이자의 7년치 이자, 또 그 다음 해에 받을 200만원 이자의 6년치 이자.. 등드의 손해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꼭 이런 식의 계산까지 가지 않더라도, 수 많은 사람들이 같은 거래를 하면 결국 공식으로 도출해낸 값과 매우 흡사한 시장 가격이 만들어지게 된다. 그래서 철수는 1600만원보다 약간 적은 금액을 영희에게 지불해서 통장을 바꿀 수 있게 된다.



이렇듯 결국 가치평가는 비교로부터 시작이 된다. "A가 B보다 나으니, B를 팔고 A를 산다"는 식의 아주 지극히 단순하고 본질에 의거한 논리인 것이다. 이 점을 머리에 넣지 않고 가치평가를 하면 금세 목적성이 희미해지고 말 것이다.




2. 워렌버핏의 할인율



워렌버핏은 가치평가를 위해서 미국 30년물 금리를 사용한다. 밸류에이션 교재를 보면 통상적으로 10년물 금리를 사용하는데, 버핏은 그보다 더 만기가 긴 30년물 금리를 사용한다. 워렌버핏은 평생 보유할 주식을 사라했으니, 가장 긴 30년물을 고르는 것은 어쩌면 큰 무리는 아니지 싶다.



하지만 당연히 버핏은 30년물 금리보다 수익이 높으면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수익률보다 높은 경우 모두 투자한다고 했을 때, 그 threshold를 hurdle rate라고 한다. 하지만 버핏은 hurdle rate라는 개념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 가치투자의 핵심은 비교에 있기 때문이다.



시장이 좋다고 가정해보자, 예를 들자면 2020년 여름부터 겨울까지의 시장 말이다. 그 땐 막말로 아무거나 사도 돈 벌었다. 하지만 거기서도 더 오른 주식과 덜 오른 주식이 있었다. 우린 기왕이면 더 오를 것 같은 주식에 올라타야 하는 것이다. 반대로 시장이 안 좋다고 가정해보자, 예를 들자면 2022년 올해 상반기 같은 시장 말이다. 웬만해선 큰 재미는 못 보는 시장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서도 바닥으로 내리 꽂는 주식이 있고, 어떻게라도 버텨내는 주식이 있다. 우린 당연히 후자를 찾아나선다.



결국 본질은 비교이다. 이것이 저것보다 나으니, 저것을 팔고 이것을 산다는 생각 말이다. 내가 초등학교 때 누나랑 쌍쌍바를 먹을 때도 누나 쪽이 더 크다며 징징댔었다. 그만큼 초등학생들도 아는 간단하기 짝이 없는 상식이다. 하지만 주식을 하다보면 이게 잘 지켜지지 않을 때가 많다. 왜냐하면 투자판에서는 어느 쪽 쌍쌍바가 큰지는 까봐야 알기 때문이다. 이것도 좋아보이니 사고, 저것도 좋아보이니 사고, 이렇게 하다보면 결국 수익률은 시장평균에 수렴할 것이다. 저번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이는 버핏이 얘기한 "몰빵해야 돈 번다"는 시장수익 초과의 원칙과 반대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핏이 30년물 금리를 할인율로 사용한다. 이에 대해 버핏은 이렇게 설명한다: "국채 수익률은 내가 투자안을 비교하는데 사용하는 공통된 yardstick일 뿐이다. 비록 이 할인율은 내가 필요한 수익률 보다 훨씬 낮지만, 여러 투자안을 비교하는데 있어 필요한 공통된 척도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워렌버핏이 고려하는 진정한 할인율은 차선책을 포기하는 기회비용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3. 현금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기



화폐의 3대 기능 중 하나가 바로 "가치의 척도"이다. "동네 백반집이 7천원에서 8천원으로 가격을 올렸다", "대기업 초봉이 약 6천이다. ", "내 재산은 20억이다", "아크로리버파크는 평당 1억이 훌쩍 넘는다"... 우리는 돈에 대해 모두 현금으로 생각을 한다. 왜냐하면 그게 가장 직관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생각이 대다수 사람들의 부를 갉아먹는다.



사실 화폐가 유일한 가치의 척도는 아니다. 실제로 애덤스미스는 물건의 가치를 화폐가 아닌 노동의 양으로 환산했다. 그 당시에는 화폐가치의 등락이 너무 심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원래는 쌀 한 가마를 얻기 위해 3시간 노동을 했어야 했는데, 지금은 4시간 노동을 해야한다면, 쌀의 가격은 노동가치 대비 오른 것이다. 이렇듯 가치는 모두 상대적인 것이다.



지금은 화폐가 매우 발달한 시대가. 애덤스미스 때에 비해 화폐가 매우 표준화 되어있고 안정적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대부분 사람을은 화폐를 기준으로 생각을 많이 한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주식판에서 미실현수익을 수익으로 안 친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주식을 샀다가 가격이 오르면 이를 팔아서 다시 현금화 해야 진짜 돈을 확실하게 돈을 벌었다고 생각한다. 이게 바로 현금 위주의 사고인 것이다.



하지만 투자에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현금 위주의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현금 또한 다른 여타 상품과 비슷한 하나의 상품이다. 하지만 이 상품은 계속 가치가 떨어지는 경향을 갖고 있다. 정부가 돈을 찍어내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았을 때, 현금은 만기가 매우 짧고, 이자를 한 푼 주지 않는 채권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의 의식주에 필요한 소비를 제외하면, 현금이 가치 있을 때는 오직 미래가 매우 불확실할 때 뿐이다. 잉여 현금이 있어야만 주식 추매를 하든 뭘 하든 불확실한 상황에 맞게 대응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는 현금이 그렇게 가치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결국 얘기는 "비교"로 넘어간다. 모든 것의 가치는 상대적인 것이다. 결국 투자는 어느것이 더 좋나 계속해서 고민하고 갈아타는 과정인 것이다. 이는 비단 주식과 주식 사이의 문제가 아닌, 주식, 채권, 대체투자, 그리고 현금까지 아우르는 문제이다.



4. 결론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았지만 오늘의 takeaway는 딱 하나다: 투자의 본질은 "비교"에 있다. 가치평가의 본질도 비교이며, 종목 선정도 비교이며, 더 나아가 현금 보유 비중 설정도 비교이다. 모든 것의 가치는 상대적이다.

 
 
 

댓글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