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 Minwu Kim
- 2024년 1월 1일
- 1분 분량
최종 수정일: 2024년 5월 8일
연말연시의 분위기를 좋아한다.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고 다음 해를 위해 으쌰으쌰한다. 이 맘 때만 되면 사람들이 모두 조금은 너그러워진다.
따지고 보면 한 해의 시작과 끝은 사람들이 정해둔 약속일 뿐, 지구가 태양을 도는 궤도에 시작점 같은 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에는 지난 과거를 뒤로 하고 새롭게 출발하고자 하는 의지가 피어난다. 한 해에 한 번만 주어지는 소중한 기회이다. 쉬이 날려보낼 수 없다.
글들을 이곳에, 그리고 내 일기장에 게워내듯이 휘갈겼다. 패배감에 젖은 한 해를 보내왔는지라, 이대로 가다간 다음 한 해 역시 빌빌대며 지낼 것 같아서 두려웠다. 그래서 2023년이 지나기 전 내 마음 속에 쌓아둔 응어리들을 갈무리하고, 산뜻한 마음으로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고 싶었다.
약 두 달 동안 이 날 만을 기다려 왔다. 이번 한 해는 진짜, 진짜진짜 잘 보내고 싶다. 지난 한 해는 정말이지 쉽지 않았으니까. 골짜기와 같았던 2023년을 지나 2024년 올해는 보란듯이 멋지게 뚫고 나가고 싶다.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축복은 닳고 닳아 시쳇말이 되어버렸지만, 나는 진심으로 새해의 복이 내게 닿기를 염원한다. 그러니 부디 실패에 겁을 먹어도 다시 한 번 용기내기를, 회의주의에 빠지지 않기를, 행운도 조금은 따라주기를, 충분히 주어졌음에도 만족해하지 못한 내 내면의 문제였다면 보다 감사할 줄 알기를, 상처에도 친절함에 대한 믿음을 지켜나가기를, 이따금씩 가빠지는 호흡에 불안해 하지 않기를, 늦은 밤 쿵쿵거리는 가슴을 움켜쥐며 잠 못 이루지 않기를, 내 마음이 평안함에 이르기를, 타인과 자신 모두에게 보다 따뜻한 마음을 품을 수 있기를.
그리고 부디, 이 모든 것을 마음을 넘어 행동으로 옮기는 힘이 내게 주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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