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색깔과 메타인지
- Minwu Kim
- 2024년 3월 14일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5월 20일
캡스톤 관련 조언 구하러 찾아뵈었다. 그러다가 또 인생강의 듣고 왔다. 벌써 찾아뵌지도 네댓번 되는 것 같은데, 교수님은 볼 때 마다 멋있는 것 같다.
교수님이 항상 풀어주시는 박사 지원 썰이 있는데, 같은 얘기를 몇 번이고 들었지만 여타 꼰대들의 추억팔이로는 전혀 들리지 않는다. 요지는 대략 이렇다: 페이퍼를 찍어내고, 학점을 잘 받고 하는 등의 정량적인 지표도 물론 중요하다. 내가 진짜 독립적으로 사고할 수 있고, 연구를 끝까지 끌고 갈 수 있느냐 없느냐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그건 연구 뿐만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 적용이 되는 것 같다. 시키는 거 열심히 하는 성실함은 분명 올바른 미덕이다. 하지만 그 위의 것을 바라본다면, 결국엔 나 자신의 독립적인 사고력이 필요하지 싶다. 둘 다 중요하지만, 가치는 희소성에서 나온다. 성실한 사람은 많다. 하지만 독립적인 사고력을 가진 사람은 적다. 고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훨씬 더 값어치가 크다고 본다.
요즘 부쩍 느끼는 건데, "나 자신을 아는 사람"이 가장 강하고 매력적인 것 같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고, 또 무엇을 추구하고 지양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만의 판단기준이 있다. 그 덕에 타인에게 쉽게 휘둘리지 않으며, 그 특유의 여유 덕에 타인을 휘어잡는 아우라가 존재한다.
니체가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선택이 없는 착함은 위선적이라고. 착하지 않을 수 있는데 착함을 선택하는 것이 진짜 착한 것이라고. 그게 맞는 것 같다. 착한아이증후군도 그래서 착하지가 않은 것이다. 거절을 못한거지, 안 한게 아니니까. 고로 무시 받고 이용 당해도 할 말 없다. "왜 사람들은 배려해주면 나를 호구로 취급할까". 그건 그냥 내가 호구가 맞아서 그렇다. 그리고 호구가 되지 않는 법은 내 잣대를 가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잣대는 나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에 기반한다.
유퀴즈에 손석구님이 나온 걸 봤는데, 이 말이 되게 기억에 남는다:
일단 저는 나부터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철학 서적도 뒤져가면서 스스로를 알고자 노력했다. 불안했지만, "원래 10년은 걸리니까 늦게 가도 괜찮다. 늦게 돼도 오래갈 수 있다"고 생각하며 노력했다. 되돌아보면 기특하다.
요새 구씨 아저씨 섹시하다고들 난리인데, 그 강함과 매력이 다 저기서 나온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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