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 Minwu Kim
- 2024년 7월 7일
- 1분 분량
최종 수정일: 7월 24일
세상이 참 좁다. 별 희한한 방식으로 건너건너 연락이 닿았다. 비록 해봤자 한 달 남짓이지만, 쑤저우로 돌아가서 일해본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말이다.
4월에 이런 일기를 썼다. 잠깐 동안은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쉬고 싶었다. 일본을 갈까, 미국을 갈까, 페루를 갈까, 런던을 갈까, 동남아를 갈까, 중국을 갈까... 이런 생각만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게 웬걸, 세상이 나를 쉬게 내버려두지 않는듯 하다.
두가지 일이 진행이 되고 있다.
현재 졸업 후 진행하는 연구다. 원래 그냥 3달을 통으로 놀기는 싫어서 7주 동안 교수님을 도와드린다고 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2주 전만 해도 하루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급작스럽게 연구의 와꾸가 잡히는 듯 하다. "뚫린다"는 이런 거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들이 전부 꽉 막혀서 속까지 꽉 막힌 그 때를 기억한다. 그걸 버티고 이제 다 와가는데, 여기서 유턴하는 것은 아무래도 병신짓이다.
한 달짜리 인턴십 기회가 생겼다. 꼴랑 한 달짜리 찍어먹어봤자 뭐 대단한 경험의 축적이겠냐만은, 그래도 받아먹을 수 있을 때 받아먹어야 하지 않겠나. 더군다나 여긴 어중이 떠중이 스타트업도 아니고, 좀 많이 잘나간다. 알리바바한테 몇백억 투자 받았음 일단은 충분한 인증마크이지 싶다.
그럼 문제는 뭘까. 쉬고 싶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내가 정말 쉬고 싶은가 싶다. 약 3달이 지났고,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그 때도 비록 회복이 많이 되었지만 아직도 추스리는 과정에 있었고, 지금은 보다 온전한 평온함을 되찾은 듯 하다. 고로, 다시 한 번 박차를 가해봐도 되지 않나 싶다.
써보니 답이 다 나왔다. 아무래도 가야겠다. 6년 만에 아빠랑 출퇴근하는 것도 꽤나 재미있을 듯 하다. 여행은 또 갈 수 있지만 이런 건 또 언제 해보겠나. 그리고 5년 만에 친구들이랑 풋살 뛸 생각에 기분 좋기도 하다. 그런 생각하면 꽤 설렌다.
그 전에 한국 가서 맛있는 거 야무지게 먹고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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