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 Minwu Kim
- 2024년 9월 12일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2월 4일
이제 내가 밥을 해 먹는다. 역시 잃어봐야 소중함을 안다고, 학식 식권이 그립다.
오늘은 알배추 볶음을 해먹었다. 숭덩숭덩 썰은 알배추에 다진마늘, 그리고 간장 넣고 볶으면 그만이다.
숨이 죽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영 적응이 안 된다. 그 억겁의 시간 동안 배추가 타지 않도록 젓가락을 휘적인다.
그 시간은 느리고 지루하다. 하지만 막상 시간을 보면 10분 남짓 지났을 뿐이다.
밥 차리는데 아무리 빨라도 20분이다. 하지만 밥을 먹는 건 느려봤자 15분이다.
참 비효율적인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급한 성격은 여전한 것 같다.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기분에 취약한 듯 싶다.
그렇다고 그만큼 몸을 움직이느냐, 그것도 아니다.
그 기분이 괴로우니 차라리 외면을 해버린다.
그래서 나는 시간 지평이 긴 일을 잘 못하는 것 같다.
나의 지평은 해봤자 일 단위, 혹은 주 단위이다.
그래서 짧게 짧게 하는 것만 잘한다.
이런 짤짤이만 챙기는 식이면 대업을 이루긴 어려울 것 같다.
나는 운전 생초보다.
중학교 때 모바일 레이싱 게임을 하나 했었다.
코너에서 속도를 죽이기 싫다고 가드레일을 타고 간 기억이 있다.
그리고 그 때 친구들 사이에서 꼴찌했다.
운전을 배우며 하나 안 사실은, 악셀과 브레이크는 모두 살짝 살짝 밟는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도 잘 멈추고 잘 나간다.
요리나 운전이나 다 그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모든 일에 힘을 주고 임한다.
그리고 꽤 오랜 기간, 나의 일은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받는 것 뿐이었다.
그리고 그 전략은 꽤 유효했다.
하지만 그러다보니, 그 성공공식이 다른 모든 영역에서 다 적용 되는 것 아닌가 착각을 한 것 같다.
악바리는 중요하다.
하지만 삶의 꽤 많은 부분에 있어, 나사를 풀어주는 것이 정답임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기도 하다.
어떤 일은 시간의 세례를 요하기도 하며
어떤 일은 꽉 쥔 모래알 마냥 잡을수록 빠져나간다.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나 자신 뿐이며
그 외의 것은 대천명 할 일이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으로 부터 고통을 느낀다면
나 자신이 고작 한 인간이라는 자명한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우매함
혹은 아둔한 자만심일지도 모르겠다.
인간은 그 나약함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그나마 강해지는 것이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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